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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1회-2회 리뷰

달달콤이 2021. 6. 7. 11:43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멸망'이라는 존재가 사람처럼 돌아다닌다는 상상력에 그 멸망을 '서인국'이 연기한다는 기대감에 더해서 나오면 실시간으로 봐야 하나 꾸욱 참았다가 VOD로 봐야 하나 고민했던 드라마입니다. (게다가 박보영이 나온 드라마중에 재미있지 않았던 게 없어요. 아직도 가끔 유튜브에서 영상을 찾아본다니까요.)

이리저리 다른 드라마 기웃거리다가 결국 실시간으로 보게 됩니다. 

이제 큰일 난 것이어요. 일주일씩 계속 기다리면서 봐야 해요. ㅠㅠ. 궁금해서 어찌 사냐고요.

이렇게 되새김질이라도 하면 나을까요. ^^

시한부 선고를 받는 동경. 담담한 건 실감이 안 나서겠지요. 갑자기 삼 개월밖에 못 산다고 하면 누구나 그렇겠죠. 그 와중에도 휴가 더 못낸다고 하는 동경의 모습이 안쓰러웠어요. 병원비는 자기가 살 수 있는 기간을 생각해 3개월 할부로 끊는 것도 짠내나고. 12개월 끊고 나몰라라 하면 되는 거 아닌가? (나쁜 마음) 근데 아마도 자기가 빚을 남기고 가버리면 그게 동생한테 갈 생각을 하는 거겠죠. (동경의 동생 사랑은 찐이니까요. ㅠㅠ)

멸망은 너의 권한이 아니라 나의 권한이거든.

근데 이 사람한테 멸망이가 왜 이러는 지 나오질 않아요. 멸망은 자기 영역인데 그걸 침범했다고 그에게 가혹한 걸까요? - 보통 처음에 나오는 의문의 인물은 복선 같은 게 되던데 말이죠. 

난 정원사야. 심고 물주고 간절히 기다리고.
넌 나비. 내 정원의 꽃을 위한.

소녀신과의 대화를 보면, 소녀신은 멸망이 인간을 위해 멸망이 필요하다고 여기는 것 같고, 멸망은 그렇게 만들어낸 존재로 자신이 영원히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아주 원망스러워보입니다. '너무하네. 오늘 생일인 사람한테'라는 멸망의 말에는 인간을 동경하는 멸망의 모습이 언뜻 보이는 듯한데요. 그래서 박보영 이름이 '동경'인 걸까요. 

그 사이 동경이의 인생은 곤두박질을 치죠.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어떤 기사에서는 동경의 곤란도가 정도를 넘어서고 작위적인면이 있다고 하기도 하던데, 이정도는 돼야 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해요. 이 정도는 되어야 세상의 멸망을 '진심으로'바라죠. 

멸망을 바라는 탁동경의 앞에 진짜 멸망이 나타납니다. 

뚜둥.

'멸망'이 생일에 부모님 기일이라고 케잌 차려 놓은 동경이라니. 이 우연의 일치가 어마어마하죠. 

내가 고작 케잌 먹으려고 온 걸로 보이니?

내 생일은 세기를 넘어 운명을 건너 돌아와.

이 말이 꼭 세기를 넘어 운명을 건너 돌아온 사랑이라는 말로 들리네요. 

멸망은 동경이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소녀신은 자신이 인간을 위한 나비일 뿐이라니까, 그 인간이 비는 소원을 들어주는 걸로 세상을 멸망시키는 것도 괜찮겠다 싶은 거겠죠. 

희한한 건 멸망이라는 존재면 멸망하는 거 보고 즐겁고 기쁘고 막 그래야하는데, 멸망이는 그렇지가 않아요. 오히려 자신과 상관없이 남의 멸망을 앞당긴 살인범에게 분노하지요. 암튼 복합적인 캐릭터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짱 멋지기도 하고요. ^^

놓지마. 지금 죽기 싫으면.

나같으면 내 손 잡고 있는 남자가 하늘에서 막 별똥별 떨어뜨리고 그러면 반할거 같은데 말이죠. ^^ 근데 박보영처럼 생겼으면 철벽 좀 치는 게 맞는 거 같기도 하고 그르네요. (박보영도 서인국도 좋아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ㅋㅋ)

정원이 사라지면...
정원사도 나비도 필요 없게 되겠지.

멸망이가 원하는 건 아마도 이것인 것 같아요. 다 필요 없어지는 것. 어쩌면 멸망이가 원하는 게 다 사라지는 것이라는 게 꼭 맞는 소망인 것 같기도 하고, 멸망이란 존재가 자기 자신을 사라지게 만들겠다고 애쓰는 게 안타깝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서인국 옆모습이 넘 섹시해요.

찌질한 유부남은 동경의 회사에 와서 난리를 치는데, 회사 사람들은 모두 의문이 들어요. 동경이 왜 유부남을 만났을까? 의문은 의외로 간단하게 풀립니다. 

'80회 분량 데이터 날릴뻔한 위기를 막아줬기 때문에'

- 인정. (데이터 여러번 날려본 사람은 아마도 다 인정!)

김지석을 이렇게 쓰다니. 김지석 배우도 참 좋아하는데 말이죠. 게다가 취중진담까지 이렇게 쓰면 안 되는데. 근데 영정사진을 밟고 그러면 안 되지. 그냥 웃어 넘기려던 멸망이도 거기서 빡친 거죠.

언 놈이 동거고, 언 놈이 유부남이야.

생각보다 동생이 침착하네요. 침착하게 유부남부터 아작을 내버렷!

동거하자.

2화는 이 대사로 끝납니다. 멸망이는 대단한 놈인데, 동경이가 만만치가 않죠. ㅎㅎ 이런 조합은 언제나 꿀잼이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