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멸망이는 소녀신이 보여주는 동경과 자신의 과거를 보게 됩니다. 소녀신 말로는 교육자료라는데 무엇을 위한 교육인지는 아직 알 수 없어요. 제 생각에는 교육보다는 훈련에 가깝지 싶어요.
그러니까, 사랑을 받겠다는 말이지? 걔한테. 니가. 꿈도 커라.
소녀신의 의도는 정말 뭘까요? 우선은 멸망이가 동경이를 이용해서 사라지겠다는 계획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지적하는 것처럼 보여요. '네가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라는 말인데요.
그런데 이 행동은 멸망이의 마음에 다른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막연한 '연민'이었던 동경이에 대한 마음을 더 진하게 휘저어 놓은 것이죠. 자신의 존재 때문에 불행해진 동경이가 더욱 안쓰러워졌을 겁니다. 사랑이니 뭐니 하면서 동경이를 이용하려던 마음이 부서집니다. 스스로 생각해도 그건 너무한 거죠.

여기서 잠깐. 불쌍해서 했다는 첫키스장면입니다. 두 사람 다 하얘서 넘 예뻐요.

무서워서 불러도, 떨어진다고 협박해도 꿈쩍하지 않더니, 잠들어있는 동경이 아플까봐 살포시 손을 잡아주고 갑니다. 그리고 돌아와서는 끊어진 다리 위에서 돌을 던져요.

내가 던진 돌에 맞는게, 결국 나네.
내가 던진 돌에 내가 맞을 줄도 모르고, 멸망이가 동경이한테 그랬잖아요. 너는 그냥 가장 가까이 있어서 던지기 쉬운 돌일 뿐이라고 말이죠. 그러게 못된 말 하면 꼭 후회할 일이 온다니까요. 잠든 동경이 보고도 마음이 쓰리고, 혹시 아플까 걱정되서 잠든 틈에 손 잡아줄 정도로 신경 쓰면서 어떻게 안 보고 살려는 건지 모르겠어요. 아무리 밤에 손을 잡아주어도 동경이는 곧 죽을 거잖아요? 그때는 어떡할라고 사라지냔 말이죠.
결국 동경이가 쓰러지고, 소녀신은 묻습니다.
평생 보지 말고 살아. 그렇게 살 수 있겠어?
내 말이 그 말이예요. 그렇게 살 수 있겠냐고요. 멸망이가 사랑을 안 해본 티가 나는게, 소녀신이 직접 뭘 물어야 움직인다니까요. 막상 안 보고 살 수 있겠냐고 물으니까, 답이 나오잖아요.

멸망이는 동경이를 보러 오고, '탁동경'하고 부르는 목소리에서 동경이는 과거 가슴 아팠던 순간 다음에 자기에게 웃어주며 이름을 불러주던 사람들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멸망이가 그녀의 이름을 부르죠. 이 장면이 참 예뻤어요. 멸망의 존재가 그녀에게는 오직 불행만은 아니었던 것이죠. 겪어야 할 일은 언제나 있고, 그걸 겪어낼 때 우리에게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버팀목이 되어주니까요. 때로 그런 불행을 겪으면서 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않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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