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한국드라마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5회 리뷰

달달콤이 2021. 6. 12. 08:58

동경이 자기 앞을 가로막은 바람에 멸망은 화가 납니다. 어차피 자기는 죽지도 않는데 고작 인간이 자기 앞을 가로막은 게 화가 나는 걸까요. 아니면 찰나에 심쿵한 게 낯설어서 짜증 내는 걸까요.

니가 그냥, 그럴 가치 없어. 나.
이유가 있겠지. 넌 그런 존재니까.

멸망이가 지나가는 자리에 꽃이 지는 걸 본 동경은 그사이 멸망에게 '연민'을 느낀 거 같아요. 그러니까 나지나의 조언대로 꿈에 나타난 멸망을 보고 동경은 어느새 사랑을 시작해 버린 거죠.


저 놈도 거슬리고 나도 거슬린다는 건 다를 게 없는 거냐고 묻는 박보영의 뒷모습을 보는 서인국 표정입니다. 드라마 볼 때 그런 때 있잖아요. 그냥 표정이랑 얼굴 보고 드라마 보길 잘 했다 싶을 때요. ^0^

멸망이는 동경이가 자신을 지켰던 순간으로 돌아가 대체 '왜'하고 이유를 생각합니다. '그냥'이 무슨 뜻인지 도무지 모르겠는 거죠. 걔는 왜 날 지켰고 나는 왜 걜 보호했는가. 소녀신에게 나름 변명같은 걸 해 보지만 그게 꼭 이유가 아니라는 건 그 자신이 가장 잘 알겠죠.

이런 표정으로 보면서 정말 '그냥'이 뭔지 모르겠니. 그러니까 이 드라마의 두번째 원칙은 사랑은 '연민'에서 시작해서 '그냥'빠져드는 거예요. 그래도 클리셰는 빠지면 안 되니까. 여주는 남주 이름 지어주고, 남주는 시간 날 때마다 여주 지켜주고 막 그래야죠.

지켜주는 남주만 있다면 매일 위험에 빠지고 싶네요. 암튼 이제 멸망이는 동경이를 졸졸 쫓아다니며 관찰하기 시작합니다. 그에게는 동경이 마음이 들리지 않으니까, 보고 관찰하는 수밖에 없는 거죠. 세상에 남 궁금할 게 없는 멸망이 동경을 궁금해하는 것 역시 사랑을 시작할 때 필요한 자세라고 생각해요. 요즘 듣는 노래 가사중에도 '난 그냥 네가 궁금해'라는 가사가 있거든요. ^^

너무 무거워 보여서

직장인의 비애를 겪고 있는 동경이를 본 멸망은 그녀의 눈을 살짝 가리는 것만으로 바닷가에 데려옵니다. 진짜 바다가 맞는 거냐고 눈이 동그래진 동경이를 보는 흐뭇한 표정이 사랑이 아닐 수가 있나요?

키스할래?

동경이가 냅다 엑셀을 밟습니다. 곧 죽음을 앞두고 있으니까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시간이 얼마 없으면 사람이 마음이 급해지는 거니까요. 저질러 놓고 물러나는 동경이를 보는 멸망이의 표정이 섹시하면 반칙 아닌가요.
게다가 손만 잡았는데  바로 집으로 오다니요. 이 정도면 도깨비보다 능력치가 좋네요. 앞으로 어떤 남주가 나와야 될까 걱정될 지경이지만, 뭐 그 생각은 제가 아니라 작가님들이 할 테니까요. ㅎㅎ 떡볶이 먹으면 되는 거 아닌가욤. ^0^

예쁘고, 슬프네.
사라지는 것들은 대체로 아름답거든.


함을 파는 모습을 보는 멸망이를 동경이는 나름의 방식으로 위로해 줍니다. 그의 눈에 대체로 아름다운 것들 중 하나가 동경이가 아닐까 생각해요. 동경이는 지금 사라지는 중입니다.

날 사랑해. 그럴 수 있으면 그렇게 해.

동경이는 자신이 그 '사라지는 것들' 중 하나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사라지는 것들을 보는 멸망이의 시선이 제게 머물 때 역시 안쓰럽고 슬프다는 것을요. 호기롭게 널 죽여버리기 위해 사랑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동경이는 깨달아버려요. 쟤가 죽은 다음 행복하게 살 수 없겠구나. 하고요. 이제 동경이도 멸망이에게 '연민'을 갖게 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불쌍한 사람들이 사랑을 하면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을까요. 벌써부터 찌르르 심장이 울리고 있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