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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6회 리뷰

달달콤이 2021. 6. 13. 08:56

 

사랑해. 대신 죽어줄게.

어쩜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사랑해란 명령이 되기도 하고 고백이 되기도 합니다.' 나를 사랑해라. 그러면 대신 죽어주겠다.' 라는 말로도 들리고, '내가 너를 사랑한다. 그러니 대신 죽어주겠다.'라는 말로도 들리잖아요. 어느 쪽으로 들어도 지독한 사랑고백으로 들려서 반복해서 들었잖아요. ㅠㅠ. 이런 대사 만드는 작가님은 천재가 아닐까요. 아니면 이 말을 하게 하려고 사랑하는 사람이 대신 죽는다는 규칙을 만든 게 아닌가요.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대신 죽이는 규칙 아래서 어떻게 '행복'이 가능하냔 말이죠. 가짜로 대충 사랑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진짜 사랑인지 딱 알아보면서, 대신 죽이고 잘 살라고? 게임의 규칙이 완전 양아치네. 싶다니까요.

이건 제 거예요. ... 처음 심어 본 거라.

소녀신이 들고 있는 화분은 멸망이를 은유하고 있는 듯합니다. 자기가 심고 가꾸는 화초같은 거죠. 그렇지만 잘못된 게 나온다면 뽑아버린다는 말이 섬뜩하게 느껴집니다. 소녀신이 자기를 세상의 정원사라고 하면서 이게 자기것은 아니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멸망이는 자기 거니까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하면서 미묘한 미소를 짓습니다. 그러니까 멸망이 생과 사는 소녀신한테 달린게 분명해요.

그냥 나를 사랑하게 해 달라고 빌면 어때?

굳이 소개팅하는 자리에 나와서 참신한 그림 만들더니 데리고 나와 하는 말좀 보세요. 질투가 넘쳐서 그런가. 자기가 사랑이란 웅덩이에 푹푹 발 담그기 시작한 줄도 모르고, 동경이한테 자기 사랑하라고 난리예요. 뭐, 그간 동경이가 급발진하고 입으로만 직진한 걸 생각하면 멸망이가 그럴 만도 하긴 해요.

내가 아니라, 네가 날 사랑하게 해 줘. 되도록 미치게.

차주익은 확실히 웹소설편집팀장을 할 만 한 인물이예요. 나지나 탑10 만들 수 있을 것 같네요. ㅎㅎ 이 발상의 전환을 보세요. 사수느낌이 팍 들죠. 그동안 동경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다는 규칙에 묶여서 그 반대를 생각해보지 못했을 거예요. 차주익의 말을 듣고 동경은 자기가 진짜 바라는 건 사실 이거였구나 싶었던 거죠. 그래서 또! 곧장 직진길을 걷습니다. (행동보다 말이 앞서는 편입니다요. ㅋㅋ)

소원이 있어. 네가 나를 사랑했으면 좋겠어. 그것도 소원으로 빌 수 있어?
아니.

소원으로 빌 수 없다는 대답이 아니라, 소원으로 빌지 말라는 대답으로 들려요. 들어줄 수 없는 소원이 아니라, 소원으로 사랑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인 거죠. 진짜 사랑인데, 당연히 그렇지 않겠어요? 한창 사랑에 빠져있을 때 믿기 싫은 말 중 하나는 '사랑의 유효기간'같은 거잖아요. 사랑은 호르몬의 작용이라서 얼마간 지나면 사라진다는 말이요. 이 말이 과학적이고 이성적이어서 더 짜증 났었죠. ㅡㅡ; (실제로 체험하게 되면 그것도 짜증나요.)

그러나 동경은 사랑의 유효기간보다 삶의 유효기간이 더 짧습니다. ㅠㅠ. 그만큼 멸망이의 안타까움과 연민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요. 죽음을 앞두고 아끼고 아껴서 빌고 싶은 소원이 사랑이라는 게, 그것도 자신의 사랑이라는 게 또 그렇게 마음 아픈 일 아니겠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