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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델루나 / 이지은 여진구] 장면마다 예쁜 판타지 로맨스

달달콤이 2022. 11. 17. 07:12

<호텔 델루나>는 시작부터 이건 해피엔딩은 아니겠는데. 하면서도 볼 수밖에 없었던 드라마였습니다. 일단 주인공 두 명을 너무나 좋아하고요. 현대와 판타지가 섞인 드라마도 좋아하기 때문이었는데요. 무엇보다 여주가 사이다잖아요? 거침없이 악당 때려잡고 '뭐. 왜. 내맘이야.'하는 거 너무나 취향 저격이었죠.

(약간의 스포 있을 수 있습니다.)

기본정보

<호텔 델루나>  2019년작

편성 : tvN 16부작

출연 : 장만월 - 이지은 , 구찬성 - 여진구 , 산체스 - 조현철 , 이미라 - 박유나 , 김선비 - 신정근 , 최서희 - 배해선 , 지현중 - 표지훈

사장님은 만능, 직원들은 유능. 하지만 지배인이 필요해.

호텔 사장이라더니 왠 장총인가? 싶지만 너무 잘 어울리고 멋져서 무조건 납득했던 장면입니다.

나쁜 놈 때려잡으러 나선 길에도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고급스러운 장총을 드는 여인 만월. 호텔 델루나의 사장이자 호텔 델루나 그 자체입니다. 이 호텔은 영혼이 이승을 떠나기 전 머무는 곳인데요. 이들이 편안하게 머물다 갈 수 있게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이번 일도 손님을 위한 일입니다. 물론, 정의구현하는 일이기도 하고요. 

종갓집 며느리였던 경험으로 교양이 몸애 밴 객실장님과 풍류를 아는 선비출신으로 바텐더 하고 계시는 김선비님.
이 호텔 막둥이 벨보이 지현중과 이들 사이 유일한 인간인 지배인님.

호텔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꼭 필요한 인력이 있는데요. 호텔 델루나에는 매우 능숙한 직원들이 있습니다. 일반 사람들의 펴생의 곱절되는 기간동안 이 일을 해왔으니, 무능할 수가 없는 이들이죠.  하나같이 뛰어나지만 인간은 아니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인간 지배인이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인간 지배인에게는 이들에게 없는 것이 있죠. 바로 수명. 호텔 델루나의 98번째 지배인은 수명을 다 했어요. 

이제 젊은 네가 해보렴?

그래서 만월은 새로운 지배인을 뽑습니다. 아가아가할 때부터 찜해 놓은 귀한 청년이랍니다. 얘 키우는 데 돈도 꽤 들었다죠. 그러니까. 안 한다고 내빼면 절대 안 된다는 말입니다. 

화려한. 아름다운. 가득찬. 그리고 공허한. 

한 회차에 옷을 몇 벌 입는지 세어 보기로 해요. 전 안 할래요.

만월은 가득찬 달이란 뜻이죠. 그 말대로 그녀는 늘 가득 차 있습니다. 화려한 의상은 물론이고, (당시 시청자들은 '나의 아저씨'에서 못 입었던 옷을 '호텔 델루나'에서 다 입는다고 했었죠.) 장신구도 가득. 네일아트도 수시로 바뀌고요. 이 화려함을 유지하기 위해 그녀에게는 유능한 지배인이 필요한 건데요. 

두사람 케미가 참 좋았다구요.

하지만 그녀가 바라는 줄도 모르고 기다리고 있는 것은, 텅 비어버린 마음을 채우는 것입니다. 그녀에게는 채워야 할것이 비워져있고, 비워져야 할 것은 가득 차 있으니까요. 

이지은이 누나라는데, 드라마에서는 꼭 여진구가 오빠같아요.

달은 차면 기울고, 꽃은 피면 지고. 인생은 끝을 향해 갈뿐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름답다는데, 그래서 소중하다는데. 이들의 예뻤던 순간도 그렇게 아름답게 남아서 마지막 여운을 주는 거겠죠. 

장만월의 질투와 가끔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분노. 그걸 다 받아주는 어른스럽고 든든하고 따뜻한 구찬성의 모습이 보는 내내 즐거움을 줬던 드라마였습니다. 델루나에 들르는 영혼들의 이야기도 재미있었어요. 귀신이 등장하는 로맨스 드라마들이 있지만, 영상도 예쁘고 구성도 치밀해서 볼만했던 드라마였습니다. 안 보신 분들은 정주행 해보세요. 

 

사진 출처 - 티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