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나이 또래라면, 유덕화를 좋아할 수도 있고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유덕화를 모를 수는 없습니다. 영화도 영화지만, 광고에 그렇게나 많이 나왔는걸요.
그리고 완전 잘 생겼죠. 취향을 탈 수는 있지만 '아니, 이런 얼굴이 잘생겼다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암튼, 지금 유덕화가 나왔다고 하니 '그 오빠가 이제 몇 살이지? 할아버지 아닌가?'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요. 성룡 영화가 나오면 결제를 해야하듯, 유덕화 영화 나왔으니 결제해야겠다. 하고 시청한 영화입니다.
주인공 판청펑은 폭턴제거반의 에이스중의 에이스입니다. 폭탄을 쥐고 있는 아이가 두려움에 떨자, 자기 방호복을 벗어서주고 맨몸으로 폭탄을 받아올 정도로 희생정신도 강하고 자신감도 넘칩니다. (나 맨몸으로도 안 죽어! 수준이죠.)
그런 인물이니, 자기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도 넘치죠. 하지만 주인공에게는 언제나 시련이 닥치는 법!
폭탄처리를 마무리하고 나가던 순간, 미처 발견하지 못한 폭탄이 터져버리고, 그는 다리를 잃어버리고 맙니다. 일반인이라면 이제 경찰은 끝이구나. 하겠지만, 판청펑은 얼마든지 다시 복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폭탄제거는 '손'이 하는 거니까요. 그렇게 긍정적인 청펑은 훈련의 훈련을 거듭해 의족을 달고도 현직요원보다 빨리 뛸 수 있는 지경에 이릅니다.
(유덕화가 해서 그럴까요. 왠지 가능할 것 같은 개연성!)
하지만 시간이 흘러, 한 호텔에 폭발이 일어나고 그 잔해 속에서 발견된 판청펑은 테러범으로 몰립니다.
그에게 폭탄 제거를 의뢰했던 경관이 오랜만이라며 '너 그따위로 살거야? 앙?'하며 분노의 심문을 이어가죠. 하지만 사고로 기억을 상실한 판청펑은 '뭔소리야? 나 기억 하나도 안 나고, 내가 그런 짓을 했을 리도 없어!'하며 병원에서 탈출해버립니다.
하지만 사랑은 남아서. 도망치던 중에도 어렴풋하게 떠오르는 전화번호의 주인인, 연인 팡링을 만나죠.
이후 스포일러 있을 수 있습니다!
팡링과 재회한 판청펑은 의족 하나 달았을 뿐, 어지간한 일반인은 이겨먹고도 남는 체력을 과시하였으나, 폭탄제거반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내근으로 밀려난 데 분노해 경찰을 관두고 뛰쳐나갔던 과거에 대해 듣게 됩니다.
그토록 사랑했던 팡링과도 격한 싸움 끝에 이별한 그는 퇴직후 고집과 심술만 남은 꼬장꼬장한 아저씨처럼 되어버렸죠.
그러던 그에게 희망적인 제안을 한 것은 역시나 사랑하는 연인 팡링이었습니다.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인 그가 어마어마한 테러를 조직에 위장침투하여 경찰에 정보를 주기로 했던 거죠. 내근직을 거절한 판청펑은 경찰이 자신을 버렸다며 여기저기에 자신의 분노를 드러냈습니다. 테러조직에서 원하는 '분노한 자'가 된 것입니다.
그러니, 잠입은 식은 죽 먹기가 아니겠어요? 마치 기다렸던 것처럼 테러조직은 그를 받아들이고, 그는 '블리자드'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조직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이 되었습니다.
기억을 찾은 그는 테러 조직이 소형 핵을 가지고 홍콩을 날려버리려는 (주요건물을 날리겠다는 것이지만, 그 정도 날리면 홍콩이 남아나겠어요?) 계획을 경찰에 알리고 이를 막기 위해 공조를 시작합니다.
눙물없이 볼 수 없는 장면이 이어지고, 어마어마한 반전도 숨어 있습니다.
사실, 중간쯤 부터 저는 이 영화를 보며 <언노운>이 생각났는데요.
<언노운>의 주인공 마틴 해리스 박사도 사고로 기억을 잃습니다. 그런데 판청펑과는 달리 희미한 기억에 의지해 찾아간 아내에게서 '너는 마틴 해리스도 아니고, 내 남편도 아니야!'소리를 듣고 충격에 빠지죠. 뿐인가요. 그녀에게는 새(?) 남편도 있었어요!
게다가 그들은 그가 간직하고 있는 가족사진과 꼭 같은 가족사진을 갖고 있지요.
난 걍 정신병자였나.
절망에 빠진 마틴 해리스.
밤에 손톱 깎아서 그랬던 건지. 누가 내 자리 차지하고 마누라까지 데려갔나 싶죠. 심지어 웬 놈들이 죽이겠다고 달려들고요.
하지만 그의 기억은 뒤죽박죽이었던 것이었어요.
결국 알게된 나 자신은 내가 알던 나 자신이 아니고,
내가 했던 일을 내가 수습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죠.
이 영화 보고 나서 한참 생각했습니다.
이 인간은... 뭐로 봐야하지? 악인인가 영웅인가.
(따지고 보면 진짜 영웅은 교통사고...?)
이 영화의 마지막에도 비슷한 의문이 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판청펑의 사고가 너무 드라마틱하게 변해서 당황스러웠어요. 한 사람의 '정의' 기념이 저렇게 갑자기 바뀔 수 있는 건가. 싶었달까요. 나중에는 그렇다 치더라도, 다리 잃고 저렇게나 해맑고 의지가 강했던 인물이 갑자기 저 정도까지 된다는 게 가능한가? 하는 생각이요.
유덕화의 연기가 개연성이라고 하면 어쩔 수 없지만,
할아버지가 되어도 잘생기고 멋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하면 또 할말이 없지만,
그래도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영화였습니다.
만약, 이 영화 추천하냐고 물어보신다면,
추천하겠습니다.
와! 대박이야!
까지는 아니어도, 개연성 부족에 눈을 꾹 감는다면 꽤 재미있는 영화랍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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